오랜만에 서점을 갔는데 이제서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의 기억을 테마로 한 소설이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퇴행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들을 경험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그냥 습관적으로 베르나르 책이니까 어떤지만 봐야겠다 해서 앞부분만 읽을려고 했는데 초반부터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 되서 그 자리에서 1권을 다 읽어버렸다.
르네가 퇴행 최면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을 경험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베르나르의 상상력은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르네의 무의식의 세계는 긴 복도로 되어있고 111개의 문이 있다. 그 문들은 르네의 전생을 뜻한다. 즉 지금의 르네는 112번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전생의 문이라는 시스템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르네는 퇴행 최면으로 1차세계대전의 병사였던 전생을 체험한 후에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한 나머지 자신한테 시비를 걸던 노숙자와의 다툼에서 실수로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상황상 경찰에 바로 말하면 정당방위로 인정 받을수도 있었지만 르네는 시체를 강에 유기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건 모두 퇴행 최면 탓이라고 생각한다.
살인을 저지르고 불안감에 휩싸여 하루하루 보내는 르네는 결국 다시 한번 최면을 걸어줬던 오팔을 찾아가고 다시 전생체험을 하게 된다.
죽음을 앞둔 중세시대의 귀족부인, 로마시대의 노예였던 전생 경험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첫번째 생(生)을 체험하게 되는데 르네의 첫번째 생은 놀랍게도 전설속의 도시 아틀란티스의 주민 '게브'였다.
역사교수였던 르네가 전설속에만 존재하던 아틀란티스의 실체를 경험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경이로웠을까.
이 책에서 나오는 아틀란티스의 모습은 돈이라는 개념이 없고 모두 자급자족하며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바다 한가운데 섬이 있기 때문에 외부의 침략을 받을 일도 없고 사람들도 모두 선해서 아주 평화로운 곳이다. 사유재산 개념이 없기 때문에 서로간의 싸움도 없다.
흔히 말하는 유토피아의 세계다.
이런 유토피아의 세계가 자연재해때문에 사라지게 되다니..근데 책 중간에 르네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나오는데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라는 관점이다.
아틀란티스도 사실 실제로 존재했던 나라인데 역사에서 패배해서 사라진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르네는 아틀란티스의 침몰을 게브에게 알리고 그를 살리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한다. 하지만 노숙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르네는 경찰에 잡혀간다.
그 와중에도 르네는 오로지 '게브'를 살리기 위한 생각만 한다. 그러던 중 교사 동료의 도움을 받아 감옥에 가는 대신 정신병원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곳은 감옥보다 훨씬 안좋은 곳이었다.
치료를 한답시고 뇌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곳이었다. 르네는 그곳을 탈출하기 위해 캄보디아 승려의 전생과 1차세계대전 때 병사의 전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 덕분에 다행히 탈출하게 된다.
이렇게 <기억>의 1권이 마무리된다.
얼른 2권을 마저 읽고 2권 리뷰도 작성해야겠다. 이번 책도 역시 베르나르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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