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에 밥 먹고 영풍문고 가는 길에 일본 관광객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옆에는 캐리어와 뭔가 시무룩한 표정의 어린 남자아이가 있었다.
대충 상황을 보니 원하는 초밥집을 아버지가 못찾고 있어서 아들이 시무룩해져 있는거 같았다.
일본여행 하면서 나도 일본사람들의 친절함을 많이 봤고 도움도 받아본 적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길을 알려드렸다.
여기서 엄청난 실수를 해버렸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여주시면서 '갓덴스시'를 가고 싶다던 아저씨에게 내가 초밥 먹으러 자주가는 고메스시 위치를 알려드려버렸다.
영풍문고 앞에서 실수를 깨닫고 순간 이 더위에 초밥집을 못찾아서 아이에게 미안해 할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서 얼른 고메스시 위치로 뛰어갔다.
역시나, 두리번 거리고 계셨던 아저씨.
얼른 가서 스미마셍,스미마셍 연신 사과를 드리고 다시 갓덴스시 위치를 알려드렸다.
더운데 길을 잘못 알려줘서 기분이 상할만도 하셨는데 고개를 90도로 숙이시면서 환하게 웃는 얼굴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 해주신 아저씨의 모습에 내가 오히려 감동 해버렸다.
내가 여행하면서 느꼈던 그 고마움을 이 아저씨도 느끼셨다면 아저씨도 일본여행을 하는 한국인을 보면 선뜻 도와주시지 않을까?
이상적인 얘기지만 모든 사람이 선행을 받으면 또다른 선행으로 베푸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서로 돕고 도는 사회가 알아서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일본 현지인이 찾는 초밥집인 갓덴스시에 가봐야겠다. 얼마나 맛있는지 확인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