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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녹나무의 파수꾼> 리뷰 -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by 들레꽃잎 2020. 11. 11.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 아닌 감성소설 <녹나무의 파수꾼>을 읽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처음 읽었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를 잘 쓰는 작가라고 느꼈는데 이 책을 읽을 때 다시 한번 또 느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레이토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유부남과 술집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어머니는 병으로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 손에서 길러졌다.

불우한 환경 탓일까,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찍 사회로 나와 돈을 벌지만 일이 꼬여 어쩌다보미 절도까지 저질러 구치소에 가게 된다.

이때 다행히 부자 이모님이 나타나서 구치소에서 꺼내주고 녹나무를 지키는 파수꾼 일을 하라고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레이토가 부러워졌다. 요즘 뚜렷한 목표없이 방황하고 있는 상태라 뭔가 지침이 되줄만한 사람이나 책을 만나고 싶은데 레이토는 지침이 되줄만한 사람을 만난거 같아서 부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녹나무의 비밀이 계속 궁금했다.
책에 나오는 녹나무는 아주 신비로운 나무다.
그믐달에 녹나무 밑에 나있는 큰 구멍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면 그 사람의 염원, 즉 모든 기억과 생각이 나무에 새겨진다.
염원을 나무에 남긴 사람과 혈육인 사람이 보름달에 녹나무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면 그 생각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을 가진 나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서 엄청 놀라웠고 더 흥미진진해졌다.

소설 내용을 크게 봤을 때 3가지의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주인공 레이토와 부자 이모님의 이야기.
기쿠오와 사지 형제,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와의 이야기
소키의 이야기

이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내용은 기쿠오 형제의 이야기이다.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서 지내는 어머니가 형이 작곡한 연주곡을 듣고 자신의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이 흘렀다. 형이 녹나무에 새긴 연주곡을 수념받아 머리에 떠오른 음악을 실제로 연주 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요즘 슬슬 날이 추워지고 있는데 이 책을 만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