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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읽고 든 생각들. 1부-인간이라는 한계,인간이라는 구원

by 들레꽃잎 2020. 7. 19.


처음에 이 책을 서점에서 봤을 때 책 표지만 보고 어두운 내용에 대한 얘기일거 같아서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번 무슨 내용인지나 봐볼까 해서 조금 읽었는데 무거운 주제를 친숙한 영화 이야기를 시작으로 펼쳐내고 있어서 흡입력도 좋았고 책의 다른 내용들도 궁금해졌다.



사람은 어떻게 흑화하는가


영화 속 인물 조커가 회사사람들이 자기를 무시해서 화나있는 사람한테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조커는 사람이 흑화하는건 절대 나쁜게 아니라고 한다.


착하게만 살면 무시당하고 비웃음거리로 만드는게 이 세상이라고 한다.


조커가 흑화하는 것을 권유할때 청자는 이렇게 되물음을 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믿고 살아온 것들을 버리고 싶지 않다.

제대로 살아도 분명히 길은 있지 않겠냐고

그런 믿음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거 아니냐고" p.28


사람들 마음속에는 조커가 다들 있을거 같다.


조커의 유혹에 넘어가면 인간다움을 버리고 흑화 하는 것이고

본인의 믿음을 지키면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 이다. 비록 조금 힘들게 살지라도.


아무도 미끼를 물지 않았다


영화 곡성에 유명한 대사가 있다.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근데 알고보면 딸은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다.

미끼를 문 딸이 잘못한게 아니라 영화 속 황정민과 외지인이 문제를 일으킨거지.


미끼를 물었기 때문에 불행이 시작됐다는 건 이 사회의 오래된 우화다.

성폭행 책임을 피해자에게 묻는 현실이 우화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p.31


정말 너무나 공감가는 문장이다. 요즘들어 성 관련 범죄 뉴스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항상 피해자들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꼭 존재한다.

죄가 확실하게 안 밝혀진 상황이라면 그냥 조용히 있는게 맞고

죄가 확실하게 밝혀졌다면 이후에 피해자에게 피해자 잘못도 있다라고 하는건 정말 인간 이하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악의 낙수 효과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린 범인을 찾는다. 범인을 찾아내면 마스크를 벗겨라,사형을 선고하라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누가 왜 어떻게 범행을 했는지 그 범행 뒤에 어떤 얼굴들이 숨어 있는지 묻지 않는다.

한바탕 분노의 쓰나미가 지나가면 사건은 망각의 쓰레기 하치장으로 보내진다. p.40


하루에도 수많은 범죄 관련 뉴스들을 접하게 된다. 나도 그런 뉴스를 볼 때 자극적인 헤드라인에만 집중하고 사건의 세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았다.


악의 낙수효과를 책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직장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자기 아래에 있는 부하에게 풀고 그 부하는 집에가사 아내와 자녀에게 풀고. 학대받은 아이는 다시 학교에서 풀고.


이런 악의 낙수효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쟁문화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건을 다룰 때 언론매체에서 조회수에 혈안이 돼서 자극적인 헤드라인만 쓸것이 아니라

그 배경까지 확실하게 보도해주면 사람들이 사회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의심하라. 너를 위한다는 속삭임을


우리는 너를 위한다는 속삭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혹시 자식을 위한 게 아니라 부모 자신의 비교 우위를 남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은 아닐까.

후배 직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장이나 이사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p.49


요즘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 개통령 강형욱과 가정문제해결사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출연을 하는 일반인들은 저희 개가 문제가 있어요. 우리 애가 문제가 있어요 라고 하면서 출연을 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우리 아이, 우리 개를 위해 했던 부모,주인의 행동들이 잘못됐고 강형욱과 오은영 박사님은 그들을 고쳐준다.


너를 위한다는 말을 방패삼아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고치려고 하는 것은 참 옳지 않다.

요즘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은 학원을 다니는 걸 보면 조금 안타깝다.

물론 그 중에선 진짜 공부가 좋아서 다니는 애들도 있겠지만 가끔 늦은 시간에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애들의 표정을 보면 정말 원해서 다니는 걸까란 생각이 든다.

진짜 너를 위한다면 너가 하고 싶은대로 놔두는게 가장 너를 위한 것이다.


자신만의 기억을 위해 싸울 때 당신은 인간답다


두려움은 노예제의 작동 원리입니다. 한없이 불안하게 하고 두렵게 만드는 것이 노예를 지배하는 방법입니다.

낙오하면 어떻게 하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인생 망하는거 아니야?

이런 불안감은 실은 별개 아닐 때가 많습니다.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p.66


34세 무직 백수. 현재 나의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전형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런 처지라면 두렵고 불안함을 엄청 느끼는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내 삶은 전형적인 한국사회에서 요구한대로 살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 했고 그 덕분에 다양한 직장을 가졌었다.

나이 탓인지 책임감 때문인지 예전만큼의 추진력이나 용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 요즘 고민이긴 하다.

마음챙김을 통해 34세 나의 가치,나의 원칙,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중 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