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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불안감은 왜 생기는 것일까? - 알랭드보통의 <불안>

by 들레꽃잎 2020. 2. 19.

인생을 살아오면서 불안감을 많이 느꼈던 시기가 간혹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초반에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느꼈을 군입대를 앞두고 느낀 군생활에 대한 불안.

회사를 다니다가 패기있게 때려친 후에 백수생활 3개월 정도 하면 불현듯 몰아치는 불안.


모두 지나간 일들이라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지만 그 당시에는 불안감에 많이 답답해 했다.


현재, 새로운 회사에 들어와 6개월 정도 일한 지금. 백수도 아닌데 이상하게 요즘 불안하다.

가만 생각해보면 일은 하고 있지만 앞으로 꾸준히 먹고 살 길이 보이지 않아서 불안한 것 같다.


그래서 유튜브,블로그,한국어 강사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알아보고 시도하는 중이다.

여러가지 시도 중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백수 시절에 마음의 위안을 줬던 독서를 다시 시작하고 다시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요즘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알랭드 보통의 <불안>을 읽었다.



사람이 불안감을 느끼는 요소는 많겠지만 이 책에서는 지위에 대한 불안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회에서 제시한 성공이란 기준에 부응하지 못해 현재 사회의 사다리에서 너무 낮은 단을 차지하고 있거나,

현재보다 낮은 단으로 떨어질 것 같다는 걱정.


그렇다면 이런 걱정, 즉 불안감은 왜 생기는 것일까?

책에서는 사랑결핍,속물근성,기대,능력주의,불확실성 이렇게 5가지의 원인을 언급하고 있다.


사랑결핍


지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 결정해주고 

지위가 낮아지면 그 사랑을 못받고 무시 당할까봐 불안이라는 감정이 생긴다.


현대사회 사람들이 SNS에 좋은일, 이쁜 사진, 멋있는 풍경들을 올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심리가 여기서 반영되는거 같다.


속물근성


상대방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속물적인 세상에서는 높은 지위의 사람의 가치는 높고 낮은 지위의 사람의 가치는 낮게 보는 것이다.


낮은 지위의 사람들은 무시를 당하기 때문에 본인의 지위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높은 지위로 올라가려고 한다.


기대


적은 것을 기대하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반면 모든 것을 기대하도록 학습을 받으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비참할 수 있다.


현재도 충분히 행복한데 사회에서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학습을 시키면 아무리 많은것을 가져도 불행해진다.

최근에 본 TV 광고 중에 유튜버 아들이 자동차를 타고 고향집에 내려가는데 어머니가 아들이 끌고 온 차를 보면서 성공했구나 라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 광고를 보고 너무 소름이 돋았다. 이런 식으로 성공의 기준을 대중들에게 학습시키고 있다니..대체 왜 좋은 차가 성공의 기준인지 모르겠다.


능력주의


교육개혁이 일어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장려했다. 

사회가 능력주의 체제가 되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본인의 어리석음 때문에 가난한 것이고

죄가 많고 부패한 사람으로 취급했다.


불확실성


불확실성이 가장 직관적인 불안의 원인 인거 같다. 



알랭드 보통이 불안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들은 철학,예술,정치,기독교,보헤미아 이다.

사실 해법 파트는 현재의 나한테 확 와닿지는 않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나만의 불안의 해결책은 과거의 보헤미아처럼 극단적으로 사회의 기준들을 다 포기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불안을 가지고 그것을 삶의 원동력으로 활용하고 나만의 확실한 기준을 세워서 성취하고 행복해하며 사는 것이 해결책 같다.


PS. 알랭드 보통을 처음 접한 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였다. 이후에 읽은 책들도 <우리는 사랑일까>,<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처럼 사랑이 주제였던 책이어서

<불안>처럼 사회적인 내용의 에세이도 썼다는 것에 놀랐다. 물론 책의 세부적인 내용들은 인간의 감정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곁들이는 내용들이 사회적이어서 그렇게 느꼈다.

이후에 <여행의 기술>,<일의 기쁨과 슬픔> 책도 얼른 읽어 보고 싶다.